암 치료 중 뭘 먹어야 하나요? 치료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회복을 촉진해야 하는 시기와 암의 진행이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만성기의 먹거리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암 치료 중 먹거리에 대한 고민
대학병원의 암 치료 주치의들은 암 치료 중에는 고기를 반드시 먹어야 하며, 나물만 먹으면 영양실조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암세포가 자라면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은 뇌하수체에 작용하여 식욕을 떨어뜨립니다. 또한 항암치료를 받으면 부작용으로 음식의 맛과 냄새에 민감해지고 메스꺼움을 곧잘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암 환자들은 철분이 많거나 냄새가 강한 고단백, 고열량 식사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면 단백질로 이뤄진 백혈구와 항체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력 유지가 어렵다고 합니다. 총 섭취 열량이 줄어들면 정상 세포의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체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암 환자는 몸속 면역세포들이 암세포와 싸우는 상태라서 건강한 사람보다 대사량이 높은 편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에 암 환자는 건강할 때보다 1.5배 정도 더 잘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논리에 입각해서 잡곡밥이나 현미밥은 피하고 흰밥이 좋으며, 채소보다는 고기나 생선을 먹으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채식이 건강에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암과 같은 난치병 투병을 위해서는 채식이 바람직하다는 우리의 상식과는 정반대인 내용입니다. 그래서 암 환우들은 대학교수의 설명을 듣고도 반신반의하며 도대체 뭘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물어봅니다.
시기별로 달라지는 식생활 지침
암 환우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먹거리입니다. 먹거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설명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환우들이 갈팡질팡 헷갈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각 전문가가 언급하는 식생활 지침이 치료시기에 따라 모두 다르다는 간단한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습니다. 이때는 공격적인 치료로 인해 몸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지고, 전반적인 체력과 면역상태가 바닥이 되는 시기입니다. 반면 자연요법자들이 환자를 만나는 시기는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등 표준치료가 종결된 뒤입니다. 그러므로 환자의 전신 상태나 면역이 그런대로 괜찮은 시기입니다.
통합의학 의사들은 위 둘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표준치료 중이거나 표준치료 후의 환자를 진료하게 되니 양쪽 모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치료시기에 따라 환우의 건강 상태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식사의 종류나 질도 당연히 달라야 합니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회복을 촉진해야 하는 시기와 암의 진행이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만성기의 먹거리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위와 같은 기본지식을 이해하고 나면 먹거리의 선택이 한결 쉬워지리라 생각합니다.
표준치료를 받는 급성기에는 당연히 잘 먹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렇다고 체중이 늘 정도로 먹는 것은 오히려 암 치료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진료하는 환우들 중 일부는 항암치료 중인데도 병원의 식사가 입에 맞아서 과식한 결과,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입니다.
모든 암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식도암, 췌장암, 간암, 대장암과 직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전립선암, 담낭암, 난소암 등은 체중 증가가 곧 암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표준치료 중에는 골고루, 종결 후에는 채식
표준치료가 종결된 다음에는 몸을 해치는 공격적인 치료는 없습니다. 따라서 암의 재발이나 악화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식이조절은 필수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식이조절 방법은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가공식품 속의 원료로도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는 완전채식 즉, 비건 채식입니다.
예를 들어서 빵 속에는 우유, 달걀, 버터 등의 동물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은 지방조직에 축적되기 때문에 세포 사이사이에 지방을 함유한 고기나 생선은 몸에 해로운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단백질의 보고로 알려져 보디빌더들에게 인기가 높은 닭가슴살에도 꽤 많은 지방이 함유돼 있을 정도이니 일반고기나 생선은 오죽하겠습니까?
식물도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에 오염될 수 있지만, 잘 씻기만 하면 얼마든지 떼어낼 수 있기 때문에 채식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통곡물과 채소에 많이 함유된 섬유질은 음식이나 몸에 축적된 해로운 성분들을 몸 밖으로 몰아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표준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채식을 고집하지 말고 고기나 생선을 많이 드시고, 현미 같은 통곡물보다 흰밥을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표준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현미채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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