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목의 암팩첵] 암 환자의 마음관리

암 치료, 신체뿐 아니라 마음 치유도 필요

암이 단순한 신체적 질병이 아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생각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마음먹은 대로 변해가는 우리 몸

사람의 뇌 속에는 신경전달물질이 있습니다. 신경과 신경 사이에는 시냅스라는 말단이 마주보고 있고, 신경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나와서 신호가 전달됩니다. 신경전달물질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뇌의 작용을 촉진하거나 억제, 조절하기도 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은 사람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특정 물질이 분비됩니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됩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입안이 바싹 마르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내장의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반대로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에서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서 잔잔하고 차분하며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때는 심장 박동도 느리고 규칙적이며, 장의 움직임도 정상적으로 활동합니다.

우리 몸은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변해갑니다. 마음을 긍정적으로 먹으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갑니다. 무병장수하는 사람 대부분은 긍정적인 마음의 소유자들입니다.

난치병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해도 잘 낫지 않다가 용하다는 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은 후에 극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요즘같이 의학 정보가 공유되는 세상에서 어느 의사든 행하는 치료는 거의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다른 의사를 만났을 때보다 용한 의사를 만났을 때, 환자에게서 긍정적인 신호가 방출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똑같은 치료를 받아도 신체 변화는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뛰어난 암 치료 기술, 열악한 진료환경

한국은 암 치료에 관해서는 선진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암 진단 후 5년간 암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암종에서 미국, 캐나다, 일본을 앞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가에서는 암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하여 검진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많은 의료기관에서 최신 의료기술과 장비를 이용해 진단 및 치료법을 도입, 발전시킨 결과입니다. 이는 국가적 지원, 국민의 관심, 의료계의 노력이 합쳐져서 이룩한 성과일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암 지식, 암 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암과 관련된 제도 등은 아직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암 환자의 진료환경은 아직도 열악합니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검사,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치료만을 위한 환경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암 환자와 그 가족의 정신적, 사회적 고통에 대한 관리와 완화의료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암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를 통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이러한 몸과 마음의 관계는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고 불안해지면 스트레스로 인해서 소화가 안 되고 설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만성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있으면 감기에 잘 걸리고 회복이 느려서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당뇨 치료를 받던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잘 조절되지 않는 현상도 흔합니다. 모두 정신적 문제가 신체기능에 영향을 준 실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 사회적 고통이자 가족의 병인 암

암 진단으로 인한 충격, 암에 의한 신체적 고통, 그리고 암 치료에 수반되는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은 다른 질병에 의한 고통보다 더 힘들고 반복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불안, 불면, 우울 같은 정신적 변화를 초래합니다.

특히 환자의 우울증이 지속되면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예민해지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위축되어서 친구관계나 사회관계를 기피하기도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치료 효과에 대해 회의를 느낍니다. 심하면 치료 자체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암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사회적 고통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그뿐 아니라 암의 경과와 치료까지 부정적 영향을 주는 악순환입니다. 암이 단순한 신체적 질병이 아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생각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또한 암은 환자뿐 아니라 그의 배우자, 자녀, 부모 등 가족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암을 가족의 병으로 보고 가족이 받는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도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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