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에서 배우는 가족과의 관계법

익숙한 존재에 감사하며 자존심 내려놓고 관계를 개선해보자

우리가 직장의 상사나 사장님한테 잘 보이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습니까? 그렇게 했던 노력의 10%만 투자해도 지금까지 잘못된 관계를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모 월간지에 기고했던 내용을 소개합니다.

가족을 위해 일했는데 가족과 멀어진 현실

최근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 기억하시죠? 등장인물 중 차민혁 법대 교수가 있습니다. 빼빼 마르고 항상 정장을 입는 사람입니다.

권위적인 스타일의 차민혁 교수의 선택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철저하게 왕따를 당하죠. 그런데 가만히 보면 차민혁 교수의 얘기 중 틀린 건 전혀 없습니다.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어야 세상을 제대로 살 수 있다, 그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친구도 내가 잘 된 다음에 존재하는 것이지, 친구 때문에 공부를 안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그렇지 않은가요? 그가 가족으로부터 왕따 당하는 이유는 방법론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건배사에 ‘걸걸걸’이라는 게 있습니다.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즐길 걸, 좀 더 베풀 걸.’ 이라는 겁니다. 시한부 선고 받은 사람들이 후회하는 것들이 대개 이렇다는 겁니다.

그런데 ‘좀 더 일할 걸’ 같은 후회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좀 더 사랑하고 베풀고 즐기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한창 때 참 열심히 일하셨을 겁니다.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열심히 일했습니다. 여러분 개인만을 위해서 일한 것은 아닙니다.

가족을 위해서 그렇게 분골쇄신 일했던 거죠.직장이 항상 우선이고 가족행사나 가족과의 약속은 항상 뒷전이었습니다. 일도 중요하고 가정도 중요한데, 상호역학적인 힘 조절이 부족했었죠.

가족과 보낸 시간 없어 서로 멀어진 것

그 결과 요즘 가족들이 상대해주지를 않습니다. 배우자도 자기 혼자서 각종 모임, 운동, 취미활동으로 바빠서 과로사할 지경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가족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한 여러분들을 왜 이렇게 박대하는 걸까요?

아이들이 고3 될 때까지는 정신없을 정도로 바쁩니다. 그렇게 아이가 대학에 가고나면 이제는 가정에서 별로 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당신은 항상 밖에만 있었습니다.

배우자들이 혼자 놀거리를 찾아야 했죠. 이 모임, 저 모임 다녔을 겁니다. 아마도 운동도 하고 취미활동과 동호회도 나가고 했을 겁니다.

배우자는 당신이 밖에 나가계신 동안 계속 혼자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퇴직하고 집에 틀어박혀 있으니 귀찮은 존재가 되는 겁니다.

당신 없이 잘 지내왔는데 갑자기 놀아달라니 어떡하라는 말이냐는 거죠. 그 결과 할 수 없이 남편 따로, 아내 따로, 각자 생활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제가 즐겨 신는 구두가 하나 있습니다. 15년 전쯤에 산거니까 굉장히 오래 되었습니다. 비싼 제품은 아니고 중저가 제품이었는데요. 그런데도 제 발에 너무 잘 맞았습니다.

발에 착 갑깁니다. 너무너무 편합니다. 하기야, 10년을 넘게 신었으니 잘 맞을 수밖에 없겠죠. 구두가 다섯 켤레쯤 되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저는 항상 그 구두를 즐겨 신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굽이 너무 많이 닳고, 옆쪽에 입이 턱 벌어졌습니다. 10년 넘게 신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할 수 없이 새 구두를 몇 켤레 샀습니다.

처음에 중저가 제품을 사서 신었는데 발이 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고가 제품까지 또 세 켤레를 샀습니다. 하지만 이것들 모두 편하지를 못했습니다.

내게 가장 어울리는 동반자 위해 노력해보길

비싸게 산 것은 확실히 가볍고 발에 착 달라붙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어쩐지 2%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15년 된 구두를 구두 수선 집에 가서 고쳤습니다.

굽도 갈고 옆에 터진 걸 기웠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신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새 신을 사도 해결 안 되던 문제가, 조금 고쳤더니 발에 편한 구두가 다시 생긴 겁니다.

배우자가 꼭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밖에 나가면 멋있고 착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내 짝 만큼 나와 잘 맞는 사람은 구할 수 없습니다.

버리고 새로 취할 것이냐, 고쳐서 계속 쓸 것이냐, 고민해보세요. 고쳐 쓰는 게 낫다고 생각된다면 노력을 해야 됩니다. 우리가 열 몇 시간씩 일하던 것의 10분의 1만 노력하시면 됩니다.

우리가 직장의 상사나 사장님한테 잘 보이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습니까? 그렇게 했던 노력의 10%만 투자해도 지금까지 잘못된 관계를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우자도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배우자는 서로에게 말썽만 부리고 취향도 달라서 애물단지라고 느껴지는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새 것으로 바꾸지 않을 거라면, 현재의 배우자와 관계 개선을 하는 것이 가성비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자존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유지해오던 관계성을 갑자기 바꾼다는 것은 몹시 겸연쩍고 자존심에 금이 가는 결정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던 때를 생각해보시면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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