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과 나, 주변 사람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환자는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치료 경과가 나쁘게 됩니다.
병원에서 난치병 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환자는 죽어갑니다. 몸보다 마음이 더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 스트레스가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암과 같은 난치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마음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음 관리는 실제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들이 겪는 심리 변화 5단계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라는 정신과 의사는 암을 비롯한 난치병을 진단받았을 때 환자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변화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다섯 단계를 거친다는 것입니다.
이 다섯 단계를 모두 겪을 수도 있고 순서대로 겪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뛰어넘기도 하고 순서가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대부분 이런 경과를 밟습니다.
실제로 암 진단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서 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분노가 대단합니다. 주치의에 대한 분노, 병원에 대한 분노, 가족에 대한 분노가 많습니다.
첫 만남 시간에 저나 병원 직원들에게도 이유 없이 짜증과 화를 내고 고함을 지릅니다. 이런 사람들은 두 번째 단계인 분노 시기에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분노 시기에서 벗어납니다. 어느새 타협의 단계로 들어서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울 단계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저는 환자에게 앞서 말한 다섯 단계에 대해서 설명을 드립니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빨리 수용 단계로 갈 수도 있지만, 전 단계에 계속 머무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스스로 마음을 잘 잡도록 유도합니다.
우리 모두가 각기 다른 존재임을 인정해야
수용 단계에 들어섰다 하더라도 대부분 환자는 마음속에 화의 응어리가 남아있습니다. 부부, 부모 자식, 직장 사람들 사이에서의 갈등입니다.
이러한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환자는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치료 경과가 나쁘게 됩니다. 지구상에 50억의 인구가 있다면 50억 명 모두가 얼굴도 성격도 다릅니다.
조물주께서 그렇게 창조하셨습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게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같아지게 하려는 것은 조물주의 뜻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습니다. 나와 다르게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부가 상대를 자기 스타일로 바꾸려고 수년간, 수십 년간 애쓰고 투쟁합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억지로 애쓰는 것이기에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운명의 밝은 면만 응시하자
부부가 서로 비슷해지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결과입니다.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여 상대에게 맞추려고 노력한 결과입니다.
서로 맞춰가는 부부는 한평생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갈등하면 겉모양만 비슷할 뿐, 평생 갈등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어떤 운명이든지 항상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쪽 얼굴은 어둡고 우울합니다. 다른 쪽 얼굴은 따뜻하고 밝습니다. 어두운 얼굴을 가리고 밝은 얼굴을 택하시기 바랍니다.
밝은 얼굴만을 눈여겨 바라보도록 하십시오. 그것이 험한 운명의 바다를 노 저어 가는 항해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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