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마음 관리 – 마음은 암 치료 예후에 큰 영향을 준다

암을 수용하는 마음 없다면 예후 계속 나빠질 수 있어

암을 관리할 때 치료, 운동, 식사 등 모든 요소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마음이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입니다. 마음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예후에 직접적인 변화가 옵니다.

김진목(이하 김): 제가 회진할 때 그 환자분을 보면 항상 뭔가를 보고 계십니다. 자신이 진료하는 환자들의 상담기록입니다. 항상 그런 자료를 살피고, 처방을 하는 등 활동을 합니다. 병원에 입원해있으면서도 자기 일을 할 정도로 철저한 분입니다.

 

암을 수용하는 단계로 가기 위한 변화는 무엇일까

 

자신이 마음 전문가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암이 왔을까, 하는 분노가 마음속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거라 봅니다.

 

보통 암 환자들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단계를 거쳐서 마음을 비우게 됩니다. 그런데 이 환자는 앞의 두 단계에서 정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는 단계까지 가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환자는 어떻게 해야 앞으로 마음 비우기를 진전시킬 수 있을까요?

 

박정미(이하 박): 이 환자는 아마 본인 생각으로는 모든 것을 수용했다고 여기고 계실 겁니다. 분명 어렸을 때부터 착하고, 공부도 잘하는 분이었을 겁니다. 가정에서도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오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모든 것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습관처럼 굳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자존감 무너지는 경험 통해 자신을 내려놓는 계기 가져야

 

이렇게 살아온 분이 가족이나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로부터 큰 상처를 받는 경우, 일순간에 자존감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무너지고 난다면 그동안 신뢰하던 의료진 앞에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내려놓고 수용할 수 있는 단계로 전환이 가능할 것입니다. 환자분에게 정신적인 충격, 세상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게 만드는 상황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지금도 세상에 대한 실망감이 있을 것입니다. 완벽하게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에게 암이 생겼으니까요. 하느님의 실수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상처를 입고 깨지다 보면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되어야만 진정으로 병을 수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이후에는 치료가 빨리 진행될 거라고 봅니다.

 

김: 그렇게 충격을 주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박: 그렇다면 치료를 해도 결과가 계속 나빠지겠죠. 현대의학은 매우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암치료 같은 것이 그 환자에게 잘 맞지 않는다면, 지금의 마음가짐으로는 예후가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김: 암 환자들이 암을 관리할 때 치료, 운동, 식사 등 모든 요소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마음이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입니다. 마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예후에 직접적인 변화가 옵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암 환우 분들에게 이 점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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