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마음 접근법 – 이상한 노인? 관심을 받기위한 행동의 고착화

돌봄 받고 싶어서 여러 증세 호소하는 것, 마음 상태 잘 읽어줘야

어떻게 보면 환자는 아직까지 어린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어린 시절부터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성장한 후에도 관심과 인정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꾸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있는 겁니다.

박: 이 환자는 자기가 힘들고 건강이 안 좋다고 주변에 이야기함으로써 돌봄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아프다고 호소해서 관심받고자 하는 어린 자아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길 바라는 것입니다. 병원을 그렇게 전전하는 것도 관심을 받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러한 수단이 고착화된 것이죠. 하지만 긴 병에 부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계속 아프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도 짜증이 납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는 자신의 삶에 대해 인정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한 것이죠. 가족들이 인정해주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긴 병 때문에 가족들이 자꾸 피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이상한 노인, 성격이 괴팍한 노인으로만 여겨진 것입니다.

 

그런 분이 병원에 와서 돌봄 받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심신의학을 통해 심리적 치료로 환자에게 접근함으로써, 환자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가지게 돕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이 인정받고 있음을 환자 스스로 알게끔 해주는 과정입니다.

 

어떻게 보면 환자는 아직까지 어린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는 칭얼대서 뭔가를 얻으려고 하죠. 환자는 어린 시절부터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성장한 후에도 관심과 인정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꾸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있는 겁니다.

 

환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접근법 달리해야

 

김: 우리가 보기엔 얼굴도 밝아졌고 객관적으로 좋아 보이시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여러 증상을 호소하실 가능성이 높겠군요?

 

박: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좋아 보이십니다.’라고 접근하기보다는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어떤 게 힘드신가요?’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위로가 될 겁니다. 저번 주에는 환자가 감기를 앓으셨는데요. 제가 ‘얼굴이 아주 노랗습니다. 체중은 많이 안 빠진 것 같지만, 얼굴이 많이 노랗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 것이죠. 이렇게 접근함으로써 이야기할 수 있는, 그분이 기댈 수 있는 뭔가를 주는 것입니다. 그럴 때 그분의 표정이 밝아지거든요.

 

김: 일반적인 환자와는 반대로 접근을 해야 하는군요.

 

박: 네. 어디가 불편한지를 먼저 물어보면 본인 스스로 ‘다 나았다, 별거 없다, 괜찮다.’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 환자가 겪고 있는 문제는 너무나 골이 깊은 괴로움입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피해의식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으로 치료에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김: 앞으로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환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의료진이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저는 환자를 볼 때 그분의 증세를 보지 않습니다. 누가 오느냐를 봅니다. 사람이 오는 것이지, 병을 가진 누군가가 오는 것이 아닙니다. 병을 보기 전에 그 사람을 먼저 보는 것이 진정한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김: 히포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 사람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를 보는 게 아니고 어떤 사람이 병에 걸렸는지를 보아라.’ 2000년 전에 한 말입니다. 역시 명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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