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과 통합의학, 치료의 선택

삶의 질이냐, 생존기간 연장이냐, 환자 스스로의 철학에 따라 현명하게 선택해야

고형암의 경우, 이미 전이나 재발이 발생했다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3, 4기 암에서도 극히 일부 완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완치는 어렵다고 전제하에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김 : 항암치료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항암치료가 잘 듣는 병기가 있고,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병기가 있습니다.

류: 그렇죠.

 

완치 어려운 상황이라면 환자가 만족하는 치료를 선택해야

 

김 : 류 원장님께서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이시기 때문에 아무래도 1, 2기는 항암치료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3,4기 암이라면 항암치료를 얼마나 받아야 할까요? 또는 항암치료 즉, 표준치료에서 통합의학이나 자연요법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은 언제로 잡아야 할까요?

 

사실 임상적으로 어떤 기준을 적용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또 환우들은 항암치료를 열심히 받으려고 하시고, 대학병원에서도 항암치료를 계속 받으라고 합니다. 항암치료에서 다른 치료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대해 환우들을 설득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류 원장님께서는 전문가적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 : 실제로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 암 치료에 있어서 의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떨어져 있기도 합니다. 의사라는 전문가보다 오히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내용을 신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현대의학적인 치료를 포기하느냐, 이 질문의 바탕에는 상당히 철학적인 면이 존재합니다. 저는 원칙적으로 제가 환자의 결정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될 수 있는 대로 환자 스스로가 결정하게 합니다.

 

그리고 보호자, 가족, 자녀들과 이야기할 때도 질문을 항상 합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치료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모두 병이 잘 낫는 게 제일 좋은 치료라고 쉽게 대답합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지금처럼 병이 낫지 않는 경우라면, 어떤 것이 좋은 치료인가요?’라고 질문을 하면 대답을 잘 하지 못합니다. 저는 ‘환자가 만족하는 치료가 가장 좋은 치료’라고 대답합니다.

 

1, 2기 암이라서 완치될 가능성이 있다면 환자가 괴로워해도 설득을 해야 합니다. 완치를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완치가 어렵다면, 암과 동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환자가 만족하는 치료가 최선입니다.

 

김 : 아주 좋은 기준인 것 같습니다.

 

류 : 그래서 환자에게 선택하도록 합니다. 삶의 질이 더 중요한지,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지 말입니다. 그것을 기준으로 어떤 치료를 받을지 결정하시도록 합니다. 사실 선택권을 환자에게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아니면 원망이 많지 않습니까.

 

환자 상황과 완치 가능성에 비추어 치료 방향 결정해야

 

김 : 그런데 자칫하면 류 원장님 말씀을 곡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학은 힘들어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다. 통합의학은 삶의 질을 좋게 하지만 치료성적은 좀 안 좋다.’ 이런 식으로 곡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합의학이 현대의학보다 안 좋은 치료는 절대 아닙니다. 그렇죠?

 

류 : 그렇죠.

 

김 : 통합의학의 치료성적이 더 뛰어날 때도 있습니다. 통합의학과 현대의학은 치료의 초점이 조금 다릅니다. 통합의학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환자의 면역, 영양을 좋게 만드는 쪽에 집중합니다.

 

반면 현대의학은 어쨌든 공격적인 치료입니다. 그래서 환우들이 겪는 부작용이 큽니다. 하지만 부작용을 감수하고 일정 기간 참으면 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참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3, 4기 암에서 항암치료로 완치되는 경우가 있습니까?

 

류 :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현대의학 쪽에서 클레임을 걸 것 같아서 거의라는 표현을 붙입니다. 물론 3기라면 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임파암, 혈액암의 경우도 또 다릅니다.

 

하지만 고형암의 경우, 이미 전이나 재발이 발생했다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극히 일부에서 완치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완치는 어렵다고 전제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물론 운이 좋으면 말기에서도 살아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나아지는 걸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 3, 4기 암이라면 완치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만성질환처럼 암과 더불어 살면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완치 가능성이 없는데도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현대의학적 치료를 계속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연명이 아니라 삶의 질을 중요시하며 통합의학으로 전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또는 현대의학과 통합의학을 병행하는 선택도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환우들이 더욱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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