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와 가족과의 갈등 – 긴 치료 기간, 암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야

표준치료 끝나도 여전히 암 환자, 이해와 공감으로 보살펴야

수술, 항암치료 과정이 끝나면 환자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은 암 환자인데 겉모습은 정상인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족들이 옛날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고, 병 관리를 방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진목(이하 김): 특히 부부간의 갈등이 매우 큽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도 있듯, 남자와 여자는 살아온 환경이 너무나 다릅니다. 생각하는 방식, 대화 방식도 굉장히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남자는 여자를 위해 말한 것인데 여자는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반면, 여자는 남자를 위해 말한 것인지, 그로 인해 남자가 섭섭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환자를 보살피고 이해하는 가족의 태도가 중요해

 

박정미(이하 박): 남녀관계뿐 아니라 사람들은 서로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암 환우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이 상처를 많이 받는 부분인데요.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땐 가족들이 환자라고 보살펴주고, 집안일도 해줍니다. 그런데 병이 깊어지고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가족들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특히 항암치료가 끝나면 환자가 마치 일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은 이제 ‘아프지 않은 아내, 아프지 않은 엄마’로 인식하는 것이죠.

 

전에는 설거지와 빨래가 쌓이면 가족들이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엄마가 왜 집안일을 하지 않지? 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환자를 환자로서 대하고 감싸주는 마음이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는 작은 일에도 상처받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서운한 마음은 면역력도 떨어뜨립니다. 심리적인 저하로 인해 우울증, 불면증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남녀만 다른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큽니다. 가족으로서 ‘내가 환자라면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암 환자라는 사실 인식하고 가족으로서 항상 섬세하게 보살피자

 

김: 방금 말씀하신 부분은 저도 평소에 늘 생각해온 것입니다. 암 환자의 가족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환자 가족들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혼자 마음을 앓을 때가 많았는데요.

 

암은 굉장히 장기적인 질병입니다.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관리를 해나가야 합니다. 처음 수술하고 항암치료 받을 때는 완전히 환자의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가족들도 아주 헌신적으로 보살핍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끝나면 정상인의 모습으로 변합니다. 사실은 암 환자인데 겉모습은 정상인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옛날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고, 병 관리를 방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들은 ‘저 사람은 환자다’라는 점을 항상 인식하셔야 합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프지 않은 사람이라면 속상해하지 않을 말이나 행동도 암 환자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가족들이 환자와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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