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칼럼] 암치료, 통합의학이 답이다 _ 김진목

부산일보 2017년 8월 18일자 기사입니다 

 

[CEO의 삶과 꿈] 암 치료, 통합의학이 답이다

김진목 힐마루요양병원 병원장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교수

 

우리나라 암 경험자 숫자가 150만 명을 훌쩍 넘겼다. 4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시대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고령화와 더불어 육체적인 노화와 삶의 스트레스, 환경오염 등에 의해 암 발생률이 증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환자 삶의 질 높이는 전인치료
선진국은 수십 년 전 제도화
패러다임 바꿔야 사회 바뀌듯
암 치료에도 통합 새바람 기대

 

암이 왜 생겼는가를 잘 알고 접근하면 치료성적도 올리고,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 현대의학은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행하는 의사들이 제각각 세분화되어 전문적으로 진료하기 때문에, 환자를 전인적으로 보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치료하는 경향이 있다.

암은 유전자의 변화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세포 미세환경의 문제와 후생유전학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염증을 포함한 대사성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기까지 하므로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

 

통합암치료는 현대의학적 표준치료인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근간으로 하되, 그 외에도 자연의학, 기능의학, 영양의학, 심신의학, 한의학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서 표준치료의 반응률을 향상시키고 부작용은 줄여서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전인치료를 말한다.

 

독일,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활성화되었고 수많은 연구와 임상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수의 의사들만이 진료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2015년 뜻있는 의사와 한의사들이 모여서 창립 학술대회를 가졌고, 현재까지 두 차례의 국제학회를 비롯하여 활발한 연구 및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통합의학의 발달이 더딘 이유는 양방과 한방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가 침을 놓으면 법적 제재를 받으며, 한의사가 주사를 놓아도 역시 법적 제재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 중국, 대만을 제외한 전 세계는 양방과 한방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의사만 있고, 의사가 모든 의학을 선택해서 진료할 권리가 있으니 실질적으로 양방, 한방, 대체의학 등 모든 의료를 행할 수 있다.

 

암치료의 가장 중요한 것은 걸리지 않게 하는 예방일 것이며, 암에 걸렸더라도 잘 관리해서 삶의 질을 유지한 채 생을 마감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살다 보면 불행히도 암의 희생이 될 수 있는데, 현대의학적 치료로 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통합의학적 진료로 한 가닥 희망을 가져 볼 수도 있으며, 혹시 치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적 가치성을 잘 지니는 의미 있는 여생이 될 수 있다.

 

모든 분야에 틈새시장이 있듯 통합암치료 분야도 일종의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다. 암을 진단받으면 일단 대학병원이나 전문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그런데 워낙 환자가 많고 수용시설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암 수술은 고작 1주일 만에 퇴원 조치되며 보통의 항암치료는 아예 입원이 되지 않거나 되더라도 2~3일이 고작이며, 방사선치료는 거의 대부분 통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암환자들은 수술 직후나 항암치료 기간 중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큰 고통을 겪으며,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주위에서 환자들을 현혹하는 근거 없는 온갖 소문들에 휘둘리기 십상인데, 통합 암치료는 이런 문제를 덜어 줄 수 있다.

 

사회 곳곳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사회의 획기적인 진보가 가능해진다. 암 치료도 마찬가지다. 목적지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암 관련 의료계에도 확산되어야 한다. 하나의 질병에 하나의 치료만 존재한다는 생각 대신 다학제적인 접근으로 보다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통합암치료의 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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