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리더스경제신문 칼럼 기고문] 하인리히 법칙 ‘삶의 문턱에서’ – 부산대 통합의학 센터 김진목 교수(14. 6. 25)

일간리더스경제신문 칼럼 기고문세월호 참사 이후로 하인리히 법칙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고와 관련된 수많은 작은 사고의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미국의 보험회사 트래블러스에서 근무하던 하인리히라는 사람이 1931년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 이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밝힌 법칙으로 1:29:300의 법칙으로도 불린다.

여러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산업재해로 중상자가 1명이 발생하면 그 중상자가 발생하기 이전에 비슷한 원인으로 경상자가 29명이 생겼고, 또 비슷한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 했던 사람, 즉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다는 통계가 있다.

이 말을 다시 하면 큰 재해가 오기 전에 분명히 작지만 경고의 메시지가 오고 그 작은 경고의 메시지를 무시할 때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과 유사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삶은 개구리 증후군’도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으로,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랑스에 가면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손님이 직접 보는 앞에서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부어 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기분이 좋아 가만히 엎드려 있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버너의 불이 냄비의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가열되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분 좋게 잠을 자면서 죽어가게 된다. 변화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에게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삶은 개구리 증후군(The boiled frog syndrome)이라고 한다.

암에 걸렸다면 누구나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는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끝나면 암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종 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으면 암이 드디어 완치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일련의 과정들이 삶은 개구리 증후군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암이란 몸 밖에서 암세포가 침범해 온 것이 아니라 내 몸속의 정상세포가 어떤 원인에 의해 암이라는 잘못된 성질의 세포로 변형된 것이다. 그걸 도려내고 말리고 태웠다고 만사 해결된 걸로 생각하면 너무나 큰 착각이다. 왜 암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암이 초래되는 원인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즉, 스트레스이다.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지만,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다 보니 그것이 스트레스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우리의 의식은 스트레스를 자각하지 못하지만 몸속에서는 스트레스호르몬이 계속적으로 과다 분비되어 신진대사를 교란하며,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질병을 초래한다. 암도 그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는 잘못된 식습관이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몸이 마치 슈퍼맨이나 되는 양 착각하고 있다. 아무리 나쁜 음식, 물, 공기를 넣어도 몸이 알아서 척척 잘 처리해 줄 거라 믿는다.

물론 타고난 건강체질이거나 젊었을 때에는 신진대사가 원활해서 우리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온갖 독소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을 갖고 있지만, 오랜 세월 거대한 독소에 시달리다 보면 제 아무리 슈퍼맨 체질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마침내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외에도 흡연, 감염, 비만, 휴식부족, 수면부족, 운동부족, 음주, 환경오염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바로잡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스트레스 관리, 올바른 식습관, 금연,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을 통해 몸을 조금씩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현대의학적인 치료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고, 완치를 앞당길 수 있다.

이 올바른 생활습관은 평생토록 유지해야 한다. 워낙 우리가 나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오랫동안 해 온 탓에 좋은 식사와 생활습관이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할 것이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몸도 건강해지고 올바른 생활습관이 익숙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나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이제는 불편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완치의 지름길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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